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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환경·인권 '공급망 장벽' 높인다…글로벌 기업 비상

기사입력   2024.04.24 23:37

최종수정   2024.04.24 2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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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rinkage expansion

인권을 침해하거나 환경을 오염시킨 기업에 과징금을 물리는 유럽연합(EU)의 ‘공급망 실사법’(CSDDD·기업지속가능성실사지침)이 24일 유럽의회를 통과했다. 중국계 기업들을 겨냥한 규제지만 상당수 한국 수출 기업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유럽의회는 이날 본회의에서 공급망 실사법을 두고 투표를 진행한 결과 찬성 374표, 반대 235표, 기권 19표로 법안을 통과시켰다고 밝혔다. 법안 초안을 만든 라라 울터스 네덜란드 노동당 의원은 표결 직후 “책임감 있는 기업 활동을 위한 이정표이자 인간과 지구를 착취하는 카우보이 기업을 종식시키기 위한 중요한 발걸음”이라고 평가했다.

공급망 실사법은 기업들이 자체 공급망 내에서 인권·환경 관련 부정적 영향 요인을 평가하고 위험 요인에 대해 예방·완화·제거 등 조치를 하는 의무를 부과한다. 노동조합 등 내부 단체가 불만을 처리할 수 있는 고충 처리 시스템도 갖춰야 한다. 2029년부터는 ‘실사’(due diligence) 내용을 공시해야 한다. 관련 법률에 따른 정책과 위험 평가, 예방 및 해결과 유효성 검토 등 일련의 체계를 공개해야 한다는 의미다.

한국 등 역외 기업은 EU 지역 매출이 4억5000만유로(약 6600억원)를 초과하면 모기업이 실사 의무를 지게 된다. 상당수 국내 수출 대기업이 적용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협력업체도 공급망 실사법 관련 방침을 준수한다는 확인을 받아야 한다. 공급망 실사법을 위반하면 글로벌 순매출의 최대 5%를 벌금으로 부과받을 수 있다.

공급망 실사법은 유럽에서도 논란이 많았던 규제로, 일부 회원국이 “기업에 대한 과도한 규제”라고 반대했다. 지난 2월 EU 상주 대표회의에선 독일과 이탈리아가 기권하며 법안이 채택되지 못했다. 법안이 적용되면 중소기업들의 부품 공급이 제한되고 글로벌 기업이 유럽에서 철수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특히 인권 탄압 의혹을 받는 중국 신장위구르 자치 지역에 공장을 운영하는 독일 기업들이 법안에 강하게 반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유럽의회는 금융 사업에 대해선 법률을 전면적으로 적용하지 않고 유통 및 판매 등 일부 공정은 적용 대상에서 제외하는 절충안을 도출해 법제화에 성공했다.

법안은 다음달 EU 장관급 이사회 승인을 거쳐 관보에 게재되면 효력을 발휘한다. 이후 EU 27개 회원국은 2년 이내에 공급망 실사법을 가이드라인 삼아 국내법을 제정한다. 법안은 2027년부터 기업 규모에 따라 순차적으로 시행된다.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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