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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맥주 사라지나…멕시코, 가뭄에 맥주 양조 금지 요청

기사입력   2022.08.14 14:54

최종수정   2022.08.14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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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기후로 인한 폭염에 세계 농가가 몸살을 앓고 있다. 사상 최악의 가뭄으로 인해 농업용수를 구하기 힘들어서다. 멕시코 정부는 맥주 생산을 금지하라고 요구했고 미국 캘리포니아에선 토마토 가격이 치솟았다.

13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 멕시코 대통령이 심각한 가뭄에 대응하기 위해 맥주를 비롯한 주류 생산 중단을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오브라도 대통령은 8일 멕시코 주류업체들에 주류 생산기지를 가뭄에 시달리는 북부에서 수량이 풍족한 남부로 옮겨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업체들이 시설을 옮기게 되면 정부가 전폭적으로 지원하겠다고 제안했다.

오브라도 대통령은 “맥주를 더 이상 양조하지 않겠다는 뜻은 아니다”라며 “북부에서 맥주가 생산되지 않을 것이라는 말이다”라고 밝혔다.

멕시코는 지난 10년 세계 최대 맥주 수출국으로 떠올랐다. 유명 브랜드인 코로나를 비롯해 모델로, 도스에퀴스 등을 내세워 맥주 시장에서 점유율을 확장했다. 멕시코의 최대 수출 시장은 미국이다. 멕시코 통계청인 이네기(INEGI)에 따르면 2019년 멕시코의 맥주 수출 규모는 50억달러를 넘겼고 이 중 94%가 미국으로 수출됐다.

하지만 올해는 가뭄으로 고전하고 있다. 하이네켄, AB인베브, 컨스털레이션브랜즈 등 글로벌 맥주 업체의 생산 시설이 있는 멕시코 북부 지역에 최악의 가뭄이 찾아와서다. 멕시코 북부지역 최대도시인 몬테레이시에선 저수지가 바닥을 드러내 수도 배급제가 실시되고 있다. 몬테레이에는 하이네켄의 쿠아우테목 양조장을 비롯해 코카콜라 현지 제조사인 펨사 등이 자리 잡고 있다.

이례적인 가뭄 현상은 멕시코 전역에 퍼진 상황이다. 멕시코수자원공사(Conagua)는 현재 멕시코 전체 지역의 41%가 가뭄 상태에 놓여있다고 진단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가뭄 지역은 25%를 밑돌았다.

곤살로 해치 쿠리 멕시코 국립자치대 교수는 “우기(5~9월) 동안 내려야 할 강수가 올해는 1~2일 정도 내리고 끝난다”며 “곧 다가올 건기(10~4월)에는 지금보다 더 심각한 가뭄이 찾아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에서도 가뭄으로 캘리포니아주의 토마토 농가가 타격을 입었다. 인플레이션으로 인건비·연료비가 상승한 가운데 농업용수 수급난을 겪으며 재배 비용이 폭등해서다. 캘리포니아 농업회사인 울프파밍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의 토마토 재배 비용은 에이커(약 4046㎡)당 평균 4800달러로 10년 전 2800달러에서 71% 상승했다.

비용 상승으로 도매가격도 고공행진 중이다. 캘리포니아에선 토마토 경매가는 t당 105달러를 기록하며 역대 최고치를 찍었다. 토마토 관련 제품 가격도 상승했다. 시장조사업체 IRI에 따르면 지난달 토마토소스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17% 올랐고, 케첩은 23% 뛰었다.

릭 블랭컨십 울프파밍 부사장은 “토마토 농가가 ‘로또를 맞았다’고 보는 시각도 있지만 실제로는 비용이 더 큰 폭으로 올라 이익을 모두 갉아먹고 있다”고 토로했다.

앞으로 세계 곳곳에서 토마토 수급난에 시달릴 거란 전망이 나온다. 지난 6월 네이처지에 실린 식품 연구에 따르면 폭염으로 인해 미국, 중국, 이탈리아에서 2050년까지 토마토 생산량이 6% 감소할 전망이다.

세계 토마토 수요의 4분의 1을 차지하는 캘리포니아에선 이미 전조증상이 시작됐다. 미 농무부에 따르면 2015년 캘리포니아 토마토 수확량은 1440만t을 기록한 뒤 6년째 감소세다. 올해는 1170만t을 수확할 거라 전망했다.

현지 농가에선 이마저도 달성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캘리포니아토마토농가협회(CTGA)의 마이크 몬타나 회장은 “계속된 가뭄으로 인해 올해 시장 수요를 충족할 만큼 토마토 재고가 넉넉지 않다”고 강조했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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