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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은 주민 달랑 1명..'일본 소멸'의 현장을 가다① [정영효의 인사이드 재팬]

기사입력   2022.05.13 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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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는 있나요?"
"TV 있죠. 아침 9시부터 10시까지 한국 드라마를 봅니다."
"한국에 가 보신 적은 있으세요?"
"그럴 리가요. 이 마을을 나가본 적도 없어요. 평생 나카츠에를 벗어나 본 적이 없어요."



지난 3월 방문한 일본 오이타현 히타시 나카즈에무라(村) 미야하라 마을은 겉으로 봐서는 평화로운 일본의 여느 농촌마을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차이라면 인구가 단 1명이라는 점이었다.

니시 야스코(87세)씨는 미야하라 마을의 유일한 주민이다. 언젠가 니시상이 세상을 떠나면 미야하라 마을은 사람이 살지 않는 유령마을이 된다. 일본 총무성에 따르면 2015~2019년 4년 동안에만 주민이 0명이 되면서 소멸한 마을이 일본 전역에 164곳이다. 가까운 장래에 사라질 가능성이 있는 마을은 3622곳에 달한다.

인구가 1명 뿐인 마을이라면 도로가 제대로 연결돼 있지 않아서 오가는데 꼬박 하루가 걸리는 심심산골의 오두막집 한 채를 상상하기 쉽다. 하지만 미야하라 마을은 이웃 마을과 연결되는 도로가 제대로 갖춰져 있고, 여러 집들로 취락을 형성하고 있다. 모두 빈집이라는 점이 다를 뿐이다.



미야하라 마을도 수십 명의 주민들이 함께 모여살던 마을이었다. 이 마을의 유일한 주민 니시 야스코상을 인터뷰했다.

▷이 마을에서 나고 자라셨나요. 아드님들만 도시에서 살구요.
"그렇습니다."

▷손주들은요
"손주들은 없어요. 아들들이 색시를 못얻어서요."

▷실례지만 남편분은요?
"혼자 된 지 벌써 40년 됐어요. 47살에 죽었으니까요."



▷주민들이 많이 살았을 때 이 마을의 모습은 어땠나요.
"주민들이 상당히 많았습니다. 부락이었으니까요. 집이 8채 였어요. 3채는 아직 집이 남아있지만 이제는 신사에 사시는 신령님과 둘만 남았네요."

▷집이 8채였을 때는 주민이 몇 분 정도였나요.
"이 근처에서는 제일 큰 마을이었어요. 다이오금광(1971년 폐쇄된 이 지역의 금광)까지 걸어서 갈수 있었으니까요. 또래 아이들도 있었고요."


▷이 마을에서 혼자가 되신 건 언제 부터인가요.
"10년전 부터입니다. 저 아래 히라노씨네 아들이 가끔 오지만 10년 이상 사람이 없네요."

▷나머지 분들은 다른 도시로 나가신 건가요.
"자식들이 있는 도시로 간 사람도 있지만 대부분 죽었죠."

▷혼자 계시면 무섭거나 쓸쓸하지 않나요.
"그런거 없어요. 쓸쓸한 거야 아들이 한달에 한번 쯤 오니까 그게 즐거움이죠."

▷무섭지도 않구요.
"
밤에 사람이 찾아오면 무서울 지도 모르지만요.(웃음)"


▷여기서는 농사를 하시나요.
"여름이 되면 꽃을 심거나 하는 정도에요. 그 외에는 아무것도 없어요."

▷꽃을 내다파시기도 하나요.
"아니요. 저절로 피어난 꽃을 옮겨 심는 정도에요."

▷생활비는 연금으로 충당하시는 건가요.
"네, 연금이네요"

▷장은 어떻게 보세요.
"아들이 올 때나 한 달에 한 번 병원에 갈 때 사옵니다"

▷아드님은 한 달에 한 번 병원에 모셔가기 위해 오는 건가요.
"아니요. 병원갈 때는 예약제 버스가 바로 집앞까지 옵니다."

▷한 번에 1개월치 장을 봐 오시는 건가요?
"1개월이나 2주치씩 먹을거리를 사옵니다."

▷술 담배도 하시나요.
"술은 조금 마실 때가 있어요. 담배는 안 피구요."

▷식사는 어떻게 하세요. 혼자 요리하세요.
"혼자 해 먹죠. 냉동식품을 사서 전자레인지에 데워 먹거나 라면을 먹거나 합니다."

▷그 외 시간은 어떻게 보내세요.
"죽 여기에 있는거죠. 매일 방에만 있지는 않고 마을 가운데 넓은 광장 있죠? 거기까지 산책은 갑니다. 다리가 안좋아서 아랫마을 큰 길까지는 안가구요."


▷보통은 뭘 하시면서 지내세요.
"겨울에는 방에서 종이접기를 하거나 그림그리기 책을 사서 그리기도 하구요, 여름에는 꽃을 키우고요."

▷언젠가 먼 훗날에 돌아가시면 마을이 사라지는데요. 어떻게 생각하세요. 지금까지 살아오셨던 고향이 사라지는 건 역시 쓸쓸한 일이겠죠.
"그렇죠. 전부 빈집만 남아서..저 아래 큰 도로까지 나가봐도 아무도 없으니까요."

▷하루 종일 사람 만날 일이 없는 날이 많겠네요.
"사람 만날 일이 없죠. 괜찮아요."

▷친구 분들은 나카츠에 읍내에 계신가요.
"친구라기보다는 병원 갈 때 만나는 사람 정도에요. 만나면 '보고 싶었네요' 합니다."

▷친구분들이 놀러오실 때는 있나요.
"없어요."

▷전화통화를 할 때는요?
"전화는 하루에 한번도 안써요. 용건이 있을 때나 쓰죠."

니시씨를 인터뷰하는 건 2020년 3월 도쿄특파원 부임 이후 가장 긴장되는 일이었다. 코로나19가 한창인 상황에서 '한국의 특파원이 다녀간 후 일본 마을 하나가 없어졌다' 같은 상황이 벌어져서는 돌이킬 수 없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인터뷰 2주 전에 코로나 3차접종을 했고, 미야하라 마을 방문 3일 전에 PCR 검사를 받아 음성증명서를 제출했다.

오이타=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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