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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도 가세…美 빅테크 '헬스케어 大戰'

기사입력   2021.09.15 17:17

최종수정   2021.09.15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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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rinkage expansion

“수술을 시작하겠습니다.”

집도의 말에 따라 레지던트, 간호사와 함께 아마존 인공지능(AI) 플랫폼인 알렉사도 업무를 시작한다. 환자 상태가 어떻게 바뀌는지, 특이사항은 없는지 꼼꼼히 기록한다. 수술실 밖에서도 알렉사는 의사와 함께한다. 외래 진료실에서 환자 말을 들으며 전자의무기록(EMR)을 작성한다. 미국 휴스턴감리병원 정형외과 의사인 니컬러스 데사이 최고의료정보책임자는 “음성 비서가 환자를 함께 돌보면서 키보드 두드리던 시간을 환자 진료에 쓸 수 있게 됐다”며 “두 번째 귀를 얻었다”고 했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아마존이 헬스케어 서비스 확대에 나섰다. 의료데이터 클라우드, 원격의료 서비스를 가동하면서 의료 분야에서도 아마존화(아마조니피케이션)에 시동을 걸었다. 구글 등 다른 빅테크들도 앞다퉈 건강산업에 자금을 쏟아붓고 있다. 헬스케어 시장에서 ‘빅테크 대전’이 벌어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헬스케어 시장 보폭 넓히는 아마존

파이낸셜타임스(FT)는 최근 1년간 아마존웹서비스(AWS)의 알렉사를 도입한 미국 병원이 여덟 곳으로 늘었다고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음성 비서는 아마존이 추진하는 헬스케어 서비스의 일부다. AWS는 환자 데이터를 분석해 질병을 예측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다. 스마트폰 앱처럼 다양한 응용프로그램을 선보일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직접 헬스케어 스타트업 육성에 나섰다.

알렉사는 환자와 병원을 잇는 도구다. 집에서 진료 예약을 한 뒤 원격 진료를 받을 수 있다. 아마존이 직원 대상 원격의료 서비스인 아마존 케어를 시작한 것은 2019년부터다. 올 3월 다른 기업 직원에게까지 서비스를 개방했다. 플로톤 자회사인 프레코 등이 고객사로 참여했다. 일부 지역에선 의료진이 환자 집을 방문해 검체를 수집하고 백신도 놔준다. 서비스 대상을 수천만 명으로 확대하기 위해 보험사와 논의 중이라고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전했다.
의료비 상승이 변화 이끌어
코로나19 확산으로 원격의료 시장에 훈풍이 부는 것은 아마존에 호재가 됐다. 2월에 미 원격의료 서비스 이용자는 코로나19 이전보다 38배로 늘었다. 아마존은 온라인 약국 사업도 확대하고 있다. 2018년 전자처방업체인 필팩을 인수한 뒤 지난해 말 아마존 약국을 열었다. 올 6월엔 6달러만 내면 6개월치 만성질환 약을 받을 수 있는 구독 서비스를 도입했다. 3600억달러(약 421조원)에 이르는 처방약 시장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서다. 가정용 코로나19 검사 서비스인 아마존DX도 7월 출시했다. 최근엔 임상진단 전문가 채용에 나섰다. 의료 서비스 도입 속도가 빨라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아마존이 헬스케어 분야에서 늘 승승장구한 것은 아니다. 2018년 JP모간, 벅셔해서웨이와 손잡고 직원 건강관리 회사인 헤이븐을 창업했다. 하지만 올해 초 법인은 폐쇄됐고 직원 57명도 뿔뿔이 흩어졌다. 헤이븐 실패 후 아마존은 기업들의 진료비 부담을 낮춰주는 서비스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빅테크 헬스케어 대전 본격화
올해 미 의료비 지출은 4조2000억달러로 국내총생산(GDP)의 18%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5년 5조달러까지 증가할 전망이다. 진료비 지출이 눈덩이처럼 불어나자 기업 부담도 커졌다.

빅테크들은 앞다퉈 의료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아마존의 헬스케어 사업 미래를 낙관하기 어려운 이유다.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MS)는 아마존보다 먼저 의료 데이터 시장에 발을 들였다. 이들은 아마존보다 많은 병원 고객을 확보했다. 유통기업 월마트는 전국에 클리닉을 열면서 헬스케어 시장에 진출했다. 팜(FAAMG·페이스북 아마존 MS 구글 애플) 기업의 헬스케어 공동 투자금은 올 상반기에만 31억달러에 달한다. 지난해 전체 투자금(37억달러)에 근접했다.

아마존의 사업 영역 확대를 곱지 않게 바라보는 시선도 부담이다. 엘리자베스 워런 미 상원의원은 ‘아마존 해체’까지 주장하고 있다. 아마존이 자체 진료센터를 구축하거나 보험사 업무까지 담당하면 반발이 커질 것이라고 FT는 내다봤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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